제철음식

추석 끝, 지금부터가 진짜 제철 — 전어·대하·꽃게, 명절값 빠진 10월 장보기

오디도시 2026. 9. 2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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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철 음 식

2026. 9. 26

연휴가 끝났습니다. 냉장고에는 아직 전이 남아 있고, 장 볼 생각은 잘 안 나는 시기지요. 그런데 제철로만 보면 지금부터가 본론입니다. 명절 수요가 빠지면서 값도 한 차례 내려앉는 구간이고, 가을 재료 대부분이 이제야 제 모습을 갖춥니다. 지난달 정리해둔 가을 제철 음식 달력의 한가운데가 바로 이번 주입니다.

① 대하 — 지금이 그 짧은 때

가을 재료 중 시기가 가장 짧은 것이 대하입니다. 9월 말에서 10월, 딱 이 구간입니다. 서해안 축제들이 지금 몰려 있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이번에 놓치면 다음은 내년입니다.

장에서 고를 때 알아두면 좋은 구분이 하나 있습니다. 수조에서 활발히 헤엄치는 새우는 대체로 흰다리새우입니다. 자연산 대하는 유통 과정에서 대부분 폐사해 얼음에 담겨 나옵니다. 어느 쪽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붙은 이름과 값이 맞는지만 보시면 됩니다. 확실하지 않으면 판매처에 그냥 물어보는 게 가장 빠릅니다.

소금구이라면 굵은소금을 새우가 살짝 파묻힐 정도로 깔아주세요. 소금이 열을 고르게 전달해 겉만 타는 걸 막아줍니다. 너무 얇게 깔면 그대로 짜집니다.

② 전어 — 10월까지, 값은 이제 내려갑니다

전어는 8월 말부터 살이 오르기 시작해 9~10월에 맛이 정점에 닿습니다. 지금도 한가운데입니다. 달라지는 건 맛이 아니라 값입니다.

축제와 명절 수요가 겹치던 지난 주간이 이 계절의 고점이었습니다. 연휴가 지나면 같은 전어가 한결 편해집니다. 맛은 그대로인데 부담만 줄어드는, 일 년에 며칠 없는 구간입니다.

기름이 제대로 올랐으니 구이가 특히 좋습니다. 굽기 전 소금을 뿌리고 15분쯤 두었다가 물기를 닦아내세요. 그래야 살이 덜 부서집니다. 팬은 충분히 달군 뒤 올리고, 처음 1분은 건드리지 않습니다.

③ 꽃게 — 가을엔 수꽃게입니다

꽃게는 봄과 가을에 두 번 제철이 옵니다. 그런데 같은 꽃게가 아닙니다. 봄에는 알이 찬 암꽃게, 가을에는 살이 오른 수꽃게가 제철입니다.

구분은 배딱지를 보면 됩니다. 뾰족하고 좁으면 수컷, 둥글고 넓으면 암컷입니다. 가을에 굳이 암꽃게를 찾을 이유는 없습니다. 이 계절엔 수꽃게 쪽이 살이 꽉 차 있습니다.

들어봤을 때 묵직한 것, 다리가 다 붙어 있고 움직임이 있는 것을 고릅니다. 가벼우면 속이 비었다는 뜻입니다. 찜으로 갈 거라면 배딱지를 아래로 두고 쪄야 국물과 내장이 덜 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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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연휴 끝 장보기 — 무엇이 싸지고 무엇이 남았나

명절 성수품은 연휴가 지나면 수요가 한꺼번에 빠집니다. 값이 가장 높았던 품목일수록 내려오는 폭도 큽니다.

이번 주에 사기 좋은 것이유
배·사과차례용 수요가 끝나 크기 부담이 사라짐
전어·대하제철은 그대로인데 명절 프리미엄만 빠짐
표고·느타리10월이 향이 가장 진해지는 때

과일은 이제 크기가 아니라 익은 정도로 고르시면 됩니다. 배는 꼭지 반대편이 넓고 매끈한 것이 잘 익은 편이고, 껍질에 작은 점이 고르게 퍼져 있으면 오히려 좋은 신호입니다.

남은 명절 음식 이야기도 하나. 전은 냉장보다 냉동이 낫습니다. 한 장씩 사이에 종이를 끼워 얼려두면 나중에 필요한 만큼만 꺼내 구울 수 있습니다. 냉장에 사나흘 두는 동안 눅눅해지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버섯은 가을이 절정입니다. 표고는 씻지 말고 키친타월로 닦아 손질하고, 기둥을 뗀 뒤 갓 안쪽이 위로 오게 팬에 올려 소금만 약간 뿌립니다. 물이 고이기 시작하면 그게 버섯이 품고 있던 즙입니다. 그대로 드시면 됩니다.

⑤ 무화과 — 이제 마지막입니다

무화과는 8월에서 10월 사이에 나오는데, 9월이 정점이고 10월이면 슬슬 끝입니다. 게다가 이 과일은 후숙이 거의 되지 않습니다. 나무에서 익은 상태로 따야 해서 오래 두고 팔 수가 없습니다. 눈에 띄었을 때 사는 게 맞습니다.

밑부분이 살짝 벌어지고 색이 짙게 오른 것, 눌렀을 때 부드럽게 들어가는 것을 고르세요. 단단하면 덜 익은 것이고, 집에 두어도 크게 달아지지 않습니다. 사온 날 냉장 보관하고 2~3일 안에 드시는 편이 좋습니다.

"명절이 지나야 제철이 제값을 찾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대하는 지금 딱 2~3주, 전어와 꽃게는 10월까지, 무화과는 이번이 마지막, 버섯은 이제부터. 연휴 끝의 장바구니는 명절 전보다 가볍고 알찹니다. 가을 나들이를 아직 못 다녀오셨다면 9~10월 국내 축제와 떠나기 좋은 시기도 지금이 딱 좋습니다.

— 오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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